
6) THE LOVERS 연인
리사&루이스
카르펫
The lovers. 연인.
정위치 – 두근거림, 정열, 공감, 즐거움, 유혹과 싸움
역위치 – 유혹, 부도덕, 헛고생, 실연, 파국, 이별
밤 12시 23분.
어둠이 내려앉고 아이들은 이미 잠에 들어간지 오래일 시간이다. 대부분은 말이다. 몇시간 전까지 가득하던 불빛들은 어느새 수가 줄어, 어두운 밤은 밝게 빛내기는 어려워져버렸기에 모두가 잠든 밤은 이다지도 어두웠다. 어두워진 집들 사이, 한 가정집에서 약간의 빛이 새어나오고 있다. 똑닮은 쌍둥이 ㅡ부모님조차도 구분을 어려워한다ㅡ가 마치 비밀 아지트처럼 꾸며가고 있던 작은 방이었다.
불은 꺼져있고, 방에는 온통 쌍둥이가 좋아하는 것들이 널부러져있었다. 쌍둥이, 리사와 루이스는 촛불 하나에만 의지한 채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꾸며나갔다. 어머니가 짐을 정리해두라며 놓고 나갔던 여행가방은 저 멀리 던져져있고, 쌍둥이는 그 안에 들어있던 이번 가족여행의 기념품들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머니가 피로 탓에 거실에서 곯아떨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그녀가 깨어있었다면 전혀 상상도 하지 못 할 장난이었다.
“찾았어! 카드!”
루이스가 자신의 몸집만한 사자인형의 밑에서 한 카드를 집어들었다. 여행 두 번째날에 들렸던 여행지에서 ‘타로’라는 미래에 대한 점을 보지 않겠느냐는 한 인상 좋은 할머니가 주신 선물이었다. 어머니는 떨떠름했지만, 재밌는 것을 좋아하는 쌍둥이는 처음 들어보는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고, 단숨에 함께 할머니 앞으로 향했다.
두명의 남녀가 서있는 카드. 할머니는 그 카드의 이름이 ‘연인’이라고 말했다. 즐거움과 공감, 두근거림, 그리고 파국, 이별, 부도덕을 뜻한다고 설명해주던 할머니의 따스한 표정은 아직도 쌍둥이를 포근하게 만들어준다. 물론 파국, 이별, 부도덕... 아직 어린 쌍둥이는 알 수 없는 말 투성이였지만 앞의 세가지와 두의 세가지는 서로 상반되는 말들이라는 것을 뒤에 서계시던 어머니가 말씀해주셨다. 쌍둥이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짓자, 할머니는 직접 카드의 방향을 바꾸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타로라는 것은 한가지로만 해석할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원래 방향으로 두면, 즐거움과 공감, 그리고 두근거림이라는 뜻이 되지. 하지만 이렇게 방향을 바꾸면 말이다...’
할머니는 카드의 방향을 거꾸로 바꾸었다. 서있던 남녀는 어느새 머리가 아래쪽으로 향해있었다.
‘파국, 이별, 부도덕 등... 아직 어린 나이니 이해가 힘들겠지... 좋지 않은 결말이나, 헤어짐을 의미하는 것이란다.’
쌍둥이는 ‘헤어짐’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서로의 손을 꼭 잡았다.
‘헤어지는 건 싫어요!’
‘헤어지는 건 싫어요!’
쌍둥이는 함께 대답했다. 대답을 들은 할머니는 정말 똑닮고 귀여운 아이들이라며 홀홀대며 웃었다.
‘타로는 항상 좋은 뜻만 나오는 것이 아니니 말이다. 그렇지만, 너희는 올바른 방향의 카드를 뽑지 않았니? 이건 좋은 뜻이란다. 너희는 항상 즐겁고, 서로를 공감해주며 함께 할 것이라는 뜻이지.’
‘맞아요! 우리는 영원히 함께예요!’‘맞아요! 우리는 영원히 함께예요!’
할머니는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연인’ 카드를 쥐어들고 리사의 손을 잡은 뒤 손을 펼쳐보라고 말했다. 리사가 손을 펼치자, 할머니는 그 손에 카드를 쥐어주셨다. 손보다 긴 카드 탓에 잠시 떨어뜨릴 뻔했지만, 루이스가 카드를 함께 잡았다. 쌍둥이는 언제나 함께니까.
‘이건, 내가 너희에게 주는 선물이란다. 이 카드의 뜻처럼 항상 함께 해야한다.’
쌍둥이는 밝게 웃으며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지금, 여행에서 돌아온 쌍둥이는 그 할머니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자그마한 테이블을 펼치고 그 위에 카드를 정방향으로 내려놓았다. 쌍둥이는 바닥에 앉아서, 또다시 키득댔다.
‘항상 함께니까!’
‘항상 함께니까!’
쌍둥이는 그렇게 서로의 손을 잡고 다시 일어났다. 일어나면서 테이블을 조금 쳐서 카드가 떨어져버렸지만, 이미 관심이 다시 아지트 꾸미기로 돌아간 쌍둥이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 점 또한 똑닮아 있었다. 바닥에 거꾸로 떨어져있는 ‘연인’ 카드는, 어쩌면 아이들에게 닥쳐올 미래인지도 몰랐지만, 그런건 재미있는 지금은 그저 걱정뿐이다.
...잠깐,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