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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제공: reza shayestehpour

19) THE SUN 태양

                                                    
                                                               

  얌비얌

*메인스 3장, 1.1이벤트 스토리 관련 스포일러 존재

 작은 거울 조각에 비치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
번쩍이는 태양을 피해 들여다 보면 거기에는…


그녀는 거울 조각을 들여다보았다.
이것의 이름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거기에는 그저 거울 한 조각이 놓여있을 뿐이었다.
손아귀에 들린 거울 조각에 대고 속삭이면, 이 작고 상냥한 거울 조각은 무언가를 비추어주었다.




작고 검은, 그리고 붉은 소녀.
소녀의 손톱 끝은 언제나 태양만큼이나 노란 빛으로 물들어져 있었다.
작고 갸날픈 손가락 끝에서는 언제나 갓 딴 오렌지의 향이 났다.
그녀는 그 나이대의 아이들이 손에 쥘 법한 것들을 손에 들었다.
오렌지, 빵 한조각, 총…


그리고 그 나이대 아이들이 늘 그렇듯 늘 배고파 했다.
때문에 카나베일 씨가 덜컹거리는 고물을 끌고 와, 동그란 오렌지 빛 금화들을 잔뜩 싣고 가는 날이면
소녀는 오렌지 중과피를 또 다시 손톱 밑으로 우겨넣었다. 손 끝의 향기도 그것 때문이리라.
가죽을 찢듯이 연약한 오렌지 속살을 가르면 그 안의 작은 알갱이들이 눈물처럼 흘러나왔다.
소녀는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우물거렸다. 잠시의 단 휴식은 집에서의 부름에 중지되었다.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느덧 소녀는 태양이 잠을 자기 위해 땅으로 내려앉는 것을 알아차렸다.
당신은 알아차린다. 소녀는 여성이 되어간다. 소녀는 집 안으로 토끼처럼 깡총깡총 뛰어들어갔다.
뺨이 건강한 붉은 색으로 반짝인다.




거울 조각이 집 창문에 반사된 시칠리아의 태양을 비추기 시작하자마자, 그 풍경은 깨어지고 말았다.
그녀는 잠시간 넋을 놓고 있다가, 자리를 옮겼다.
두 발자국 옆으로 가자, 어두워진 사위에 거울은 다시 무언가를 비추기 시작한다.




그 광경은 평범한 런던의 펫샵 같았다. 가장 먼저는, 뒤통수였다.
붉고 흰 청년이 희검은 것을 향해 다가가는 장면이 먼저 비춰졌다.
그리고 개, 강아지, 멍멍이, 성견부터 젖먹이, 단모와 장모,
귀족처럼 젠체하는 강아지들과 원래 우리는 친구였다는 듯 꼬리를 흔들어대는 강아지들.
이 희검은 것은 그들 중 어느것도 아니었다.


그는 한참 강아지들과 그들의 새로운 친구들의 첫 만남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청년은 그가 무얼 하는지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아마 굳이 신경쓰지 않았을 테지만, 그를 쓰다듬고 ‘친구'라고 칭하길 꺼리지 않았다..
그런 성격은 그에게 청년을 각인시키는 데에 충분한 칼날이였다.


다만 그 강아지는 주인도 친구도 필요 없는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필요없어야만 할수도 있었고.
그 강아지는 그를 친구로 받아들였다.
눈을 깜빡한 사이 거울은 또 다시 강아지의 친구들을 비춘다.
작고 땅딸막한 갈색의 강아지는 활발하고 힘이 좋았다. 먼저 달려나간 건 그 강아지였다.
영리하고 조용한 강아지는 종종걸음으로, 그보다 한발 느리게 걷고 있었다.
강가를 비추는 햇빛, 유람선이 다리 사이를 미끄러지듯 흐르는 그 곳.
총명하고 깊은 눈으로 강물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그는 땅달막한 강아지가 꼬리를 마구 흔들어대며
푸른 색의 펜스 사이사이로 머리를 내밀어 보려 하고, 빙글빙글 도는 동안
무언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강의 물결에 깊게 배인 햇살이

거울을
강타했다.




“당신이 원하던-, 이런게 세상 천지에-, 있을리 없는-, 알고 계신가요?.”


너무 힘을 주어 피가 흐르는 손바닥으로 거울을 쥐고 있던 버틴에게 라디오가 지직거렸다. 그녀는 일부로 이렇게 여러 방송을 섞어 말했다. 버틴은 거울을 바라보던 눈을 라디오에게로 옮겼다.


“그냥 돌려보는 것 뿐이잖아. 이정도 보는 것도 간섭하는거야?”


그 대답은 라디오에게서 나오지 않았다. 거울에게서 나왔다.


“그 말이 맞아요. 당신은 쉬어야 해요.”


아래로 쑥 빠져나온 거울의 모서리에는 버틴의 피가 메마르게 묻어 있었다.




“제가 분명 당신을 위해 당신이 보고 싶은걸 보여준다고는 했지만,
이건 당신에게 좋지 않은 선택이에요.”


“하지만, 하지만…”




버틴은 잠시 침묵했다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숨 소리를 송출한 라디오는 먼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나까지 잊을수는 없어.”


상처를 붕대로 둘둘 감으며 버틴이 고저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떨리고 있었다.


“폭풍우가 오면 모두가 잊혀지게 된 거나 다름이 없는데. 나는…”


버틴의 눈에는 눈물 한 방울이나 조금의 물기도 찾을 수 없었다. 다만 죄책감이 열정의 탈을 쓰고 불타오르고 있었다. 아주 강해서 스스로를 불태워버릴…
버틴이 손을 내밀어 거울을 붙잡았다.


작은 거울 조각에 비치는 것은 무한한 가능성,
번쩍이는 태양을 피해 들여다 보면 거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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